저희 집은 갑각류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애들 둘이랑 어머니는 게만 있으면 행복해하시는 분들이에요. 그래서 다낭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해산물 한 번은 제대로 먹자가 목표였습니다.
미케비치 근처에 있는 톰하이산(Tôm Hải Sản)에 다녀왔고,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에 다낭 가면 또 갈 겁니다. 지갑은 가벼워졌지만요.
왜 굳이 해산물이었냐면
한국에서 가족끼리 대게 한 마리 쪄 먹으려면 20만 원이 훌쩍 넘잖아요. 큰맘 먹고 하는 외식이지 가볍게 먹는 저녁은 아닙니다.
그런데 미케비치 쪽 해산물이 신선하고 값도 괜찮다는 얘기를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에 해산물 만찬 하루를 꼭 넣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이 어머니 칠순 기념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이날만큼은 각자 먹고 싶은 거 다 시키자고 마음먹고 갔습니다.
여기를 고른 이유
사실 계획해서 간 건 아니고 동선상 들른 곳이었어요. 손짜반도 린응사를 보고 하얏트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가는 김에 점심을 먹자고 했습니다.
미리 평점 좋고 가격 괜찮은 곳 몇 군데를 저장해뒀었는데, 톰하이산이 계속 눈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랩 타고 가는 도중에 목적지를 여기로 바꿨습니다.
가격 구조부터 알고 가세요 (100g 단위입니다)
앉기 전에 이걸 아셔야 합니다. 계산서가 여기서 결정되거든요.
랍스터나 크레이피시 같은 활 해산물은 마리당이 아니라 100g 단위로 값을 매깁니다. 주문하겠다고 하니 직원분이 수조 앞으로 데려가서 직접 고르라고 하더라고요. 고른 놈을 눈앞에서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재줍니다.
투명해서 좋긴 한데, 뒤집어 말하면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크기가 곧 가격이라는 뜻이에요. 큰 놈을 고르면 그만큼 나옵니다.
저희가 고른 건 두 가지였어요. 흔히 아는 랍스터 하나, 그리고 크레이피시 하나였습니다. 크레이피시는 랍스터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몸에 줄무늬가 있어요. 처음 먹어보는 거라 궁금했습니다.


애들한테 좋았던 게 하나 있어요. 직원분들이 아이들한테 해산물을 만져보게 하고 들고 사진도 찍게 해줬습니다. 10살, 5살 둘 다 완전히 신났어요. 이 짧은 순간 덕분에 그냥 저녁 한 끼가 아니라 하나의 이벤트가 됐습니다.
주문한 것과 가격
결국 1kg짜리 랍스터와 700g짜리 크레이피시를 골랐습니다.
- 랍스터 1kg · 약 16만 원
- 크레이피시 700g · 약 11만 원
솔직히 베트남 물가 생각하면 좀 놀랐어요. 메뉴판 다른 것들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활 해산물이 유독 비싸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한국 기준으로는 20%쯤 저렴했어요. 같은 걸 서울에서 먹으려면 훨씬 더 냈을 겁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팁이 있어요. 활 해산물은 한 마리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메뉴가 워낙 싸고 맛있어서 그걸로 상이 충분히 채워져요. 저희는 칠순이라 두 마리를 시킨 거고, 보통은 랍스터 하나든 크레이피시 하나든 한 마리에 저렴한 요리 몇 개를 곁들이면 충분히 배부르게 드실 수 있습니다.
먹어본 것들
랍스터는 후추 볶음으로
랍스터는 전에도 몇 번 먹어봤으니 이번엔 후추 볶음으로 했어요.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소스가 은근히 달고 간장 베이스인데 끝에 후추의 알싸한 맛이 딱 잡아줘요. 맛은 진한데 느끼하지 않았습니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10살, 5살도 접시를 싹 비웠어요.

크레이피시는 그냥 쪄서 (이게 최고였어요)
크레이피시는 처음이라 그냥 쪄서 본연의 맛을 보기로 했는데, 이날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살이 한국에서 먹던 찐 갑각류보다 확실히 달고 부드러웠어요. 양식이거나 수조에 오래 있던 해산물은 은근히 약품 냄새 같은 게 나기도 하는데, 여기는 그런 게 전혀 없었습니다. 진짜 신선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여기서 중요한 발견이 하나 있었어요. 랍스터가 1kg, 크레이피시가 700g이었는데 실제로 나온 살의 양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차이가 나봤자 100g 안쪽이었어요.
그러니까 순수하게 가성비만 따지면 큰 랍스터 하나보다 크레이피시 두 마리가 낫습니다. 다음에 가면 저는 크레이피시로 갈 거예요.
새우회
새우회도 시켰는데 탱글탱글하고 달았어요. 사실 날것 먹고 배탈 날까 봐 걱정했는데 다들 아무 탈 없었습니다.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회가 걱정되시면 여행 후반, 돌아가기 직전에 드시는 걸 추천해요. 혹시 탈이 나더라도 남은 일정을 망치지 않으니까요.
파인애플 볶음밥과 해산물 라면
탄수화물을 채우려고 파인애플 볶음밥이랑 해산물 라면을 추가했어요. 둘 다 훌륭했습니다. 그릇을 싹싹 긁어서 남긴 게 하나도 없었어요.


계산할 때 10% 깎았어요 (꼭 물어보세요)
총액은 약 206달러가 나왔습니다.
계산하기 전에 보니까 할인이 두 가지 있더라고요. 그것도 중복 적용이 됐습니다.
- 구글 리뷰 남기면 5% 할인
- 다낭 여행 커뮤니티(다낭도깨비) 회원 인증하면 5% 할인
금액이 컸으니 그 자리에서 둘 다 하고 10%를 깎았어요. 구글 리뷰 쓰는 데 2분밖에 안 걸렸는데 꽤 큰 금액이 줄었습니다.
영수증도 챙겨왔어요. g당 얼마였는지 항목별로 나와 있어서 나중에 다시 볼 때 유용합니다.

베트남 식당들은 이런 즉석 할인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계산 전에 꼭 물어보세요.
그래서 갈 만한가
갈 만합니다. 다음에 다낭 가면 또 갈 거예요.
나올 때 지갑이 가벼워진 건 사실이지만, 5살부터 칠순 어머니까지 다섯 명이 전부 즐거웠어요. 신선함은 진짜였고, 직원분들이 애들한테 따뜻했고, 서울 물가랑 비교하면 충분히 납득이 갔습니다.
가족이 즐거워서 나도 즐거우면 그건 잘 쓴 돈이죠.
가시기 전에 정리
- 활 해산물은 100g 단위. 수조에서 직접 고르고 무게 재는 걸 지켜보세요
- 한 마리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메뉴가 저렴하고 맛있어요
- 가성비로는 크레이피시 두 마리 > 큰 랍스터 한 마리
- 회 종류는 여행 후반에 드세요
- 계산 전에 할인 여부를 꼭 물어보세요 (구글 리뷰, 커뮤니티 인증)
다낭에서 다른 해산물집 다녀오신 분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다음에 참고하겠습니다.
전체 일정이랑 경비는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 다낭·호이안 7박 8일 총정리